게임 찾아보기

2017. 11. 30.

The Zium Museum




 [The Zium Museum]은 가상 미술관입니다. 가상 공간에 마련된 건물 안에 여러 아티스트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현실의 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감상이 가능해서 진짜 흥미롭습니다. 전시된 작품도 뛰어나고, 배치도 잘 되어 있어서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워낙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일일이 말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그냥 한번 해보세요. 기대하는 것 이상을 보게 되실 겁니다. 저는 특히 최상층의 공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원하는 만큼 머무세요
좌표: itch.io

제작
The Zium Project was conceived, created and curated by Michael Berto 
(@thesaveroom) + (@pawsmenu) + (@thezium)
with environmental design 
+ modular environments 
by Quinn Spence (@QuinleySquare)


Animal Crossing Pocket Camp




 닌텐도의 사랑받는 게임 시리즈 [동물의 숲]의 최신작이자 최초의 모바일 발매 작품 [Animal Crossing Pocket Camp]는 전형적이고 평범한 모바일 게임입니다. 그리고 필자는 그게 너무나 싫습니다. 제작자의 의도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게임은 감정을 조절하기가 참 힘듭니다. 워낙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두 가지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시간을 쓰든가 돈을 쓰든가. 물론 돈을 쓰지 않아도 즐기기에 크게 지장이 없습니다.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돈을 쓰면 엄청나게 편해지는가? 그렇지도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돈을 쓴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 사이에 형편이 맞지 않아서일까요?

아니요.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돈을 쓰라고 요구하지만, 플레이어가 너무 심하게 돈을 쓰는 것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편안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 플레이어에게 해가 되지 않는 게임이 동물의 숲의 철학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플레이어게 해가 될 수 있는 게임이고, 동물의 숲은 모바일 또한 해가 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가 의도치 않은 과소비를 할 수 있는 구성을 만들어 놓고, 그러하길 원치 않는 스스로 만든 모순에 끝없이 부딪히는 비운의 작품입니다.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동물의 숲을 대표하는 특징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제 구형의 작은 지구를 마음껏 뛰어다니는 대신 조각조각 찢어진 작은 공간에 갇혀 살아야 하고, 그렇게 좁아진 세계에서 동물들은 이제 집도 없이 살아갑니다. 심지어 대사와 행동마저 엄청 줄어들어서,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튜토리얼 대사를 끝없이 반복하는 기이하고 무서운 행동마저 보입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이 정신병에 걸리면 이상한 행복을 반복한다고 하던가요? 플레이어에게 보상과 만족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장벽이자 NPC로 전락해버린 동물들은 이제 보기 귀여운 것 이상의 의미를 같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플레이어의 친구에서 그저 동물원의 동물이 되어버린 겁니다.

터무니없이 잘려나간 공백은 이제 의미 없는 수치와 그 수치를 채우기 위한 시간과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한 돈으로 메워졌습니다. 동물은 레벨이 생겼고, 호감도가 생겼으며 레벨과 호감도를 더 높이기 위해 플레이어는 시간을 써서 캠프의 레벨을 올려야 합니다. 시간을 써서 레벨을 올리는 동물의 숲 게임이라니! 더군다나 구성이 깔끔하지도 않아서 플레이어가 손해를 보기에 너무나 좋습니다. (그 복잡한 내용을 여기에 길게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동물의 숲은 플레이어가 손해를 볼 수 없는 구조의 게임에서, 손해를 보고 그 손해를 매우기 위해 플레이어가 시간이나 돈을 써야 하는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시리즈의 장점을 포기한 게임이 되면서도, 끝내 위험한 게임이 되고 싶지는 않았나 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플레이어는 원한다면 돈을 써도 되고, 돈을 쓰지 않아도 큰 지장은 없습니다.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물론 그 불편함을 참지 못한 나머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돈을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게임은 충분히 자신의 양심을 지켰고 철학을 관철했으니 핑계는 충분합니다.

이 게임은 이만하면 충분히 양심적인 게임입니다.
(함정 씨앗을 심어둔 곳에 플레이어를 떠밀고 있지만 어쨌거나 그렇습니다)
그러니 누군가 이 게임에 상처받는다면 그건 상처받는 사람의 잘못일 겁니다.
다른 모든 잘못된 선택을 내린 게임이 그렇듯이요.

천만에요.
부디 지옥에나 떨어지세요.


2017. 11. 27.

What Remains of Edith Finch





 걷는 게임의 목표는 게임이 의도한 분위기와 이야기를 온전히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걷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게임이 변한다는 것은 게임의 분위기와 이야기가 틀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플레이어는 게임에 변화를 기대합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가치 있는 행동을 하길 원하며 그것은 게임의 변화로서 증명됩니다. 걷는 게임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플레이어가 게임의 정보를 수집해서 이야기를 해석하는 상호작용을 하는 게임이지만, 이는 게임 밖에서 일어나는 변화이고 게임보다는 소설이나 영화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걷는 게임은 게임이 아니라는 비평에 자주 직면합니다. 걷는 것, 게임에서의 이동만으로는 가치 있는 행동으로서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변화를 기대하는데 게임은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기발한 답을 제시한 게임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바꾸기 전에, 플레이어의 기대를 뛰어넘어 게임이 먼저 변해 버리면 어떨까요? [What Remains of Edith Finch]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변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만들어 둔 변화에 참여시키는 것을 통해 플레이어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구성은 일반적인 걷는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플레이어의 조작은 억제되어 있고, 게임은 이야기와 분위기의 전달에 모든 자원을 투자합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조작의 의미가 게임에서 거듭 변한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입력하는 방법(조작)은 같지만, 입력에 따른 게임의 반응, 즉 플레이어의 행동은 게임에서 변화를 거듭합니다. 이는 게임이 행동의 주체와 행동이 일어나는 무대를 급격하게 바꿀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하고, 그에 따라 플레이어가 다양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듦으로써 이루어집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고 행동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 재미를 느낍니다. 게임 전체가 조작하는 방법을 밝혀내는 퍼즐 또는 추리 게임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일반적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에 흥미를 잃게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꽤 단순한 이유입니다. 바로 준비해둔 변화의 품질이 엄청나게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였고, 행동에 만족할 수 있도록 뛰어난 연출을 도입했습니다. 게임 전체가 집착에 가까울 만큼 높은 수준으로 완성되어 있어서 가능한 역할 전환입니다. 그러나 결국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이야기의 맥락이 희미해졌다는 인상은 피하기 힘듭니다. 화려하고 인상적인 무대가 끝난 뒤에 남은 것은 완성된 이야기를 체험한 뒤에 남는 깊은 여운이 아니라, 도착지를 찾지 못한 공허함이었습니다. [What Remains of Edith Finch]는 체험을 다양하게 만들어 걷는 게임의 영역을 넓히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게임의 변화가 이야기 전달을 방해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작품입니다. 이는 꼭 걷는 게임이라는 장르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고, 당장 어찌 될 문제도 아니므로 이것을 걸고넘어지는 것은 억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장르를 넘어 게임의 한계에 도전한 게임이니만큼, 그 한계에 부딪힌 결과를 보는 것은 복잡한 심경입니다.


플랫폼: PC, XBOX, PS4
가격: 2만 1천원
편의: 쉬움
제작: Giant Sparrow
좌표: 스팀

2017. 11. 22.

도박이라는 말과 도박이라는 낙인




 최근 해외에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인터넷에서 생긴 여론에 힘입어 게임에 대해 잘 다루지 않는 주요 언론까지 해당 게임의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이렇게 일이 커졌을까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문제의 시작은 랜덤 박스입니다. (해외에서는 lootbox라고 부릅니다) 현금을 주고 사는 상자에서 캐릭터와 능력을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꽤 강력해서 게임에 불균형을 초래했습니다. 더불어 현금을 쓰지 않고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재화를 통해 캐릭터를 해제하려면 한 캐릭터에 대략 40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F2P 게임이 아닌 AAA 게임의 가격(한화로 대략 6만 원)을 내고 산 게임이 추가로 돈을 내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겁니다.

따라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반발과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게임을 유통한 [EA]에서는 급하게 패치를 통해 캐릭터 해제에 필요한 재화를 낮추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에서 얻는 재화 또한 같은 비율로 낮추는 얄팍한 수를 쓰는 바람에 여론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단단히 화가 난 각국의 소비자들은 접촉이 가능한 국회의원과 단체에 청원을 넣었고, 그것이 계속해서 기사화되었습니다.

정부와 단체에 들어간 청원은 게임의 판매 방식이 도박이기 때문에 도박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와 단체는 게임의 판매 방식을 도박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벨기에의 *도박 협회(Gaming Commission)에서 게임에 사용된 판매 방식은 일부 도박으로 볼 수 있으며, 이 게임이 미성년자에게 판매 가능한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다시 이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벨기에의 도박 협회가 어떤 해석을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이 문제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랜덤 박스는 도박일까요?

답은 도박이 아닙니다. 그러나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랜덤 박스를 우리는 도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법으로써 도박으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법이 정의하는 도박과 일상 회화에서 말하는 도박의 의미가 다소 다르기 때문입니다. 법에서 정의하는 도박은 사례에 따라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확률로 결정되는 사건에 재물을 걸고 이득이나 손해를 보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얼핏 랜덤 박스도 이에 해당할 것 같지만 게임의 랜덤 박스는 결과물을 현실의 재화로 판매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이득을 노린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도박으로 분류하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 영국의 게임 심의 기관인 PEGI와 영국 도박 협회(Gambling Commission)에서는 이러한 해석에 따라 랜덤 박스를 도박으로 정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더 면밀하게 분석하여 실제 사회에서 랜덤 박스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따져보면 다른 국가에서도 벨기에와 마찬가지로 랜덤 박스를 일부 도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는 랜덤 박스는 도박이다 하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생각에 벨기에 도박 협회의 결론은 오히려 면밀하지 못한 분석에 따른 결론이라 생각됩니다.

게임을 도박이라고 부르는 것과 게임이 법적으로 도박이 되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랜덤 박스에 도박과 같은 수준의 위험이 존재할까요? 도박과 같은 분류에 포함되어 규제를 받아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판매되는 트레이딩 카드게임이나, 현실의 이벤트 판매 상품에 대해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하면 지나친 규제라고 말할 것이 분명합니다.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사회 문제가 되는 도박과 비교할 만큼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어나는 청원과 규제에 대한 목소리는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도박이 되기 전에 도박으로 규정해 버리자는 것과 다름없는데, 앞뒤가 바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게임의 판매 방식을 도박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 도박과 같은 위험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만족스럽지 못한 소비에 대한 반감과 그 반감이 쌓여 만든 불신의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감정을 법문으로 옮겨 지우기 힘든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해소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게임의 판매 방식 일부를 도박으로 규정해서 게임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판매 방식을 별도로 관리하여 소비자가 만족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랜덤 박스에 대한 별도의 판매 기준을 만들거나, 강력하게는 유사한 판매 방식을 금지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도박으로 규제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게임이 도박으로 분류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큽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바다이야기] 때문에 게임이 도박으로 분류되는 경험을 겪었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게임을 도박으로 부르기는 쉽지만 정말 도박이 되었을 때, 돌이키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더 지켜봐야 알 일이지만, 아무쪼록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전진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EA의 이번 촌극도 모바일의 과금 방식을 무리하게 도입해서 겪는 초심자(?)의 실수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도 초기와 비교하면 과금 형태가 많이 발전했으니, 어쩌면 앞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자연히 해결될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각 기관의 실제 명칭은 다르지만, 편의상 도박 협회로 통일하였습니다.

2017. 11. 13.

Shattered Realms




 [Shattered Realms]는 깜짝 놀랄 만큼 잘 만들어진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아직 개발하고 있는 게임의 데모 버전이지만, 게임의 기본 구성을 확인해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여러 2D 대전 게임의 구성에 영향을 받은 것이 눈에 띄는데, 특히 아크 시스템의 격투 게임에서 큰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조금 여유로운 아크 시스 게임을 하는 느낌이랄까요? 게임의 속도를 살짝 느리게 만들어 커멘드 입력에 여유를 만들고, 각 동작의 움직임을 크게 하고 이펙트를 강조하여 시원하면서도 화려한 액션을 만들어낸 감각이 정말 돋보입니다. 공방이 뚜렷하게 보이는 덕분에 게임 진행이 장르치고는 느린 편인데도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최근 나온 다양한 액션 게임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좋은 부분만 섞어둔 느낌입니다. 정말 장르를 잘 아는 사람이 만든 게임인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도트 그래픽에 3D 이펙트로 포인트를 넣은 그래픽도 인상적이고, 정말 짧은 게임을 하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공개된 데모는 캐릭터 하나와 스테이지 하나만 즐겨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완성된 게임이 정말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최근 횡스크롤 액션 게임 자체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데, 이건 기억해 둬야 할 게임이 나온 것 같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데모)
편의: 10분
제작: KopsKop Games
좌표: itch.io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사회고발: A Normal Lost Phone,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





 전달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우연인 척, 치밀한 계획하에 전달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내민다면 손사래를 치고 도망갈 법한 내용을 일단 한발 담그게 만드는 치밀함. 계획을 위한 준비물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스마트폰입니다. [A Normal Lost Phone]과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는 묵직한 이야기를 독특하게 담은 게임입니다. 두 게임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형식이 비슷하므로 한꺼번에 소개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제를 알려드리면 게임의 재미를 떨어트릴 수 있으니 게임의 형식만 다루고 넘어갈까 합니다.

두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주인을 잃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따라서 PC 버전보다는 스마트폰 버전을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게임의 시작은 가볍게 문자 메시지와 메일을 조금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잘 쓰인 가상의 대화는 사건을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전달합니다. 천천히 조각나있는 누군가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불안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이 질문을 떠올린 순간부터 본격적인 퍼즐 풀이가 시작됩니다. 감추어진 사건에 접근하기 위해 스마트폰 속 정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조합하여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이 게임의 큰 흐름입니다. 처음 나온 작품 [A Normal Lost Phone]은 퍼즐이 간결하고 이야기와 메시지에 더 힘이 실려있고, 독립된 다른 이야기를 다룬 속편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는 조금 더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발전된 퍼즐을 갖고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의미 있는 사건을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가상의 주인과 그 주변 인물 사이의 대화는 개성과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쓰여있고, 사건을 구성하는 단서들 또한 빈틈없이 잘 짜여 있습니다. 게임의 외형과 구조는 실제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기능이 부족하긴 하지만, 게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메시지를 읽거나, 스마트폰의 옵션에서 실제 게임의 설정을 변경하는 식으로 게임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조작 자체가 스마트폰의 그것과 같아 PC에서는 다소 위화감이 느껴지지만, 스마트폰으로 즐긴다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사용과 게임의 유사성을 토대로 추리 혹은 퍼즐 게임을 재구성한 게임이 이 작품뿐만은 아니지만, 이만큼 탄탄하게 만들어진 게임은 많지 않습니다.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만큼이나,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 또한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또는 이미 겪은 일을 다룹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게임을 나쁜 게임으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한편 높은 확률로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게임이 개인정보 해킹을 다루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상이며 현실에서는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게임 스스로 말합니다. [A Normal Lost Phone]과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가 다루는 이야기는 다시 말하지만 무겁습니다. 가벼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알고 있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플랫폼: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각 3,300원(스팀 기준)
편의: 어려움, 1시간
제작: Accidental Queens
좌표: 스팀, itch.io

2017. 11. 9.

Blue Omen Operation




 [Blue Omen Operation]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액션과 턴제가 섞인 전투가 특징인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현재 킥스타터 후원을 받고 있으며, 킥스타터 데모 버전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데모 버전인 만큼 다소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이지만, 특유의 매력을 느껴보기에는 충분합니다.

게임의 킥스타터 페이지에서는 [마리오 RPG]와 [페이퍼 마리오]와 같은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커맨드 입력과 턴제가 섞인 전투를 주요 특징으로 소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징가의 나가이 고나 겟타 로보의 이시카와 켄으로 대표되는 열혈 로봇 만화를 기억나게 만드는 캐릭터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듭니다.(등장인물이 하나같이 썩은 미소를 한가득 짓고 있는 타이틀 아트라니-!) 전투도 데모 버전인 것을 생각하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공격과 회피가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고, 커멘드를 사용하는 스킬 사용도 깔끔합니다. 적 조우 횟수가 너무 잦고, 레벨업에 따른 성장이 잘 느껴지지 않는 문제가 있으나, 기본은 재미있으니 소소한 균형은 이후 버전에서 잡을 수 있지 싶습니다.

게임의 이야기는 가벼운 유머가 섞인 내용인데 짧은 내용이라 딱히 뭐라 하기 어려운 느낌입니다. 유머에 지나치게 기대서 다소 엉성한 느낌이 강하긴 한데, 큰 맥락과 캐릭터는 잡혀있는 것 같으니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확실한 기대작이라거나 잘 만든 게임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좀 미묘한 게임이지만 다른 게임과 구별되는 뚜렷한 매력을 가진 게임입니다. 이미 킥스타터 목표는 달성했으니 언젠가 나오면 다시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패드로 플레이 하는것을 추천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데모)
편의: 1시간
제작: BananaSoft
좌표: itch.io or 킥스타터

2017. 11. 8.

Chasing birds




 [Chasing birds]는 순간의 즐거움에 관한 게임입니다. 개가 되어서 들판의 새를 쫓는 게임입니다. 짖고, 뛰고- 복잡한 생각은 잠시 덜어두고 마음이 향하는 대로 즐기시면 됩니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화면 배색과 웃음을 짓게 만드는 소소한 표현이 즐겁습니다. 이 게임은 나를 돌보는 게임을 만드는 [Self-Care Jam 2] 경진에 출품된 게임입니다. 경진의 취지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다른 게임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쉬움, 1분
제작: davidczar
좌표: itch.io

2017. 11. 5.

Saxophight




 [Saxophight]은 재즈를 게임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상대의 연주에 화답하거나, 서로 겨루듯 연주하는 특유의 느낌을 화면에서 쏟아지는 음표를 받아친다는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와 구현이 참 좋은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쉬움, 1분
제작: dekent
좌표: itch.io

2017. 11. 4.

Moonlight Moggy



[Moonlight Moggy]는 길잃은 고양이를 찾는 짧은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어려운 퍼즐도 없고 대단한 사건도 없지만, 눈길을 끄는 그래픽과 의인화된 캐릭터가 재미있습니다. 훈훈한 이야기를 담은 작고 귀여운 게임이니 가볍게 즐겨보시면 좋겠습니다.

PS. 호환성에 다소 문제가 있는 툴을 사용한 게임이니 실행 전 winsetup.exe 파일을 실행시켜 윈도우 화면으로 설정한 뒤에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쉬움, 5분
제작: Simon Reid
좌표: itch.io